[잡지] 시사in-55호

  공부를 하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 

  좋은 선생님과 교재, 그리고 선의의 경쟁자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일 것이다. 꼭 필요한 공부라는 생각이 들면 어떤 수를 쓰더라도 공부하게 되고 머리에도 빨리 들어오게 되니까.
  그런 의미에서 요즘은 무척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다. 광우병 파동 덕에 지적 호기심이 커져 전문적인 의학적 지식, 한국과 미국의 소고기 유통과정, 소통의 의미와 실천 등을 배우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범위가 너무 넓어졌다. 모기지 부실 채권으로 미국 경제가 곤두박질 치지 않나, 그 여파로 세계 주식이 널을 뛰고 환율은 imf 생각나게 오르고, 중국은 음식에다 화학 물질을 섞어서 전세계 사람들이 음식 성분을 공부하게 만들고, 그에 대처하는 우리나라 정부의 대책들은 '알아서 잘 하겠지...'라고 내버려두면 왠지 정말 큰 일 날 것만 같고.....전세계의 정치, 경제, 화학, 생물학, 사회... 단시간에 이 많은 걸 다 알아야 하다니... 이젠 마음만으로는 안되는 때가 왔다. 뭔가 좋은 교과서가 필요하다. 난 이럴 때 굳이 잡지를 사서 본다. 통일되게 담으려 하는 메시지 전체를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 시사인의 리뷰어로 뽑혀서 이렇게 읽게 되었다. 커버스토리부터 읽었다. 제목부터 커버스토리이니까.
  요즘 가장 큰 뉴스인 경제 이야기였다. 한국과 미국의 상황과 나아갈 길에 대해 씌여있었다. 확실한 근거와 수치들이 씌여있었지만.... 후.... 짐작하던 바이다. 그 중 난 세번째 커버스토리인 공병호 소장과 홍종학 교수의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 올림픽 나온 탁구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언제 공이 떨어질까 아슬아슬해 하면서도 그 긴장감이 좋지 않은가. 이 두 논객의 대담이 그러했다. 지금 경제의 큰 틀인 미국의 신자유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그런 미국과 우리가 어떻게 다른가, 또 한국이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하는가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대화했다. 어떤 때는 서로의 이야기를 보충해주는 듯 했지만 분석과 대책에 대한 의견은 대부분 달랐다. 하지만 나의 짧은 식견으로는 둘 다 그럴 듯해서 어느 게 옳은 방향일 지 더욱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이런 의견들을 통해 나도 미래를 보는 안목이 조금이나마 넓어졌을 거라 생각한다.

  정치 이야기로는 한나라당의 이야기가 주내용이었다.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요즘 한나라당 말고는 당이 없는 것 같다. 난 다양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가장 좋은 것보다는 색다른 것에 더 점수를 주는 사람이다. 내가 정치는 모르지만 지금은 너무 한쪽으로 쏠려 있어 어딘가로 정신없이 달릴 것만 같아 불안하다. 그래서 한나라 당에서 야당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때 내심 기뻤다. 검은 고양이든 얼룩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여당은 여당일 뿐 야당과 같은 확실한 견제는 불가능하다. 빨리 야당이 최소한의 구실을 해줬으면 싶다. 정말 다들 요즘에 뭐하나 모르겠다. 

  그 다음으로 관심이 갔던 기사는 석유에 관한 기사였다. 겨울이 오니까 더 신경이 쓰여서일 것이다.
  그간 이라크에서 난리가 났던 건 다 석유 때문 아니었나.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눈 벌겋게 뜨고 석유를 가지려 하는데 아... 우리는 왜 이렇게 낙관적인 건지. 그런 터무니 없는 낙관주의가 지금의 성장을 만들었겠지만... 지금처럼 조금만 잘못해도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정말 겁이 난다. 

 심각하고 호흡이 긴 기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인기 검색어로 본 세계'는 일하면서 몇 번씩이나 습관적으로 검색어를 살펴보는 내게 유용했다. 그리고 강남좌파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외국은 소위 '있는 사람'은 여유가 있다. 뒤를 돌아볼 줄도 알고 힘든 사람들을 살필 줄도 안다. 적어도 그게 있는 자의 여유에 불과할 뿐이라도 최소한 그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부자든 가난뱅이든 '아직 배고픈'상태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강남좌파의 등장이 반갑다. 

 책 두께가 얇기 때문에 많은 내용이 들어있진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자살에 대한 기사나 영화에 대한 기사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었다. 덕분에 생각보다 다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리뷰를 써야 한다는 압박만 아니었어도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읽었을 것 같다. 이런 걸 어떻게 매주 내는 지 모르겠다.


렛츠리뷰

by 니아a | 2008/10/24 23:51 | 책장을 넘기니 | 트랙백

덕수궁 옆 서울대성당

일하다 창 밖을 보면 주황색 지붕의 십자형 건물이 내려다 보인다. 
내려다 볼 때마다 왠지 내가 피렌체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즐거워진다. 그것은 이 건물이 기독교 중 가장 카톨릭에 가깝다고 하는 성공회 성당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렌체 간지....

성공회 주교님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이미 고딕 양식인 명동 성당이 지어져 있었다고 한다.그래서 고딕을 이기려면 로마네스크닷!이란 생각에 로마네스크 성당을 지었다나.... 고딕은 성스럽지만 날카롭고 압도하는 느낌을 준다면 이 건물은 고상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설계자인 아더 딕슨경도 참 대단한 게 이거 짓겠다고 목숨 걸고 영국에서 한국까지 몇 번이나 왕복 했다고 한다. 그 당시 배라는 게 목숨 걸고 타는 거고 영국에서 한국까지는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계획 세우느라 건설 시작할 때는 딕슨경이 이미 할아버지가 됐다는 전설이....

1922년 착공해 1926년 완공한 이 건물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제대로 된 십자형이 아니었다고 한다. 일제의 압제 때문에 일자형으로 마무리 지을 수 밖에 없었는데 1993년 영국의 도서관에서 원래의 설계도를 발견하여 1996년 지금과 같은 십자형 건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새로 지을 때 위화감이 없이 짓기 위해 벽돌도 옛날처럼 강화도 가서 나무 틀로 모양을 만들어 굽고 화강암도 손으로 직접 쪼아 마무리 한 거라고...

정오가 되면 밥 먹으라고 매일 댕~댕 종을 쳐주는데 이 종도 영국에서 직접 주조해 공수해 온 것이라고 한다.

어쩐지... 자꾸 양식이 먹고 싶어져...

 

이런 식으로 가다간 조만간 성공회에 귀의할 지도 모르겠다. 여기 신자가 7만명이 육박한다던데 건물도 한 몫 했을 것 같다. 로마네스크 양식과 한국전통건축기법이 조화를 이룬(어디서 어떻게 조화가 이루어졌는지는 모르나 그랬다고 한다.) 이 성당은 정말.... 볼수록 멋진 곳이다.
꼭 마음 맞는 사람하고만 걷고 싶다^^

 

 

by 니아a | 2008/10/23 09:55 | 사소한 일상 | 트랙백 | 덧글(3)

[추리장편] 브루투스의 심장(완전범죄 살인 릴레이)(히가시노 게이고)


  브루투스의 심장 | 히가시노게이고 | 민경욱 | 랜덤하우스 코리아 | 2007.07.30 

  
  조금 슬펐다. 레몬보다 재미없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과 만나다니...
 
  이런 말이 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그런데 이 소설은 뒷부분이 별로였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별로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되는 것 같다.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등장인물 셋은 살인, 운반, 처리를 분담해서 해결하기로 한다. 하지만 운반되어 온 것은 살인을 하기로 한 사람의 시체. 나머지 둘은 어쩔 수 없이 그 시체를 그래도 운반하여 처리하는데...

  여기까지는 긴장감이 드는데 후반으로 가니까 난 왠지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다른 작품을 읽을 때와는 다르게 내용의 전개가 산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이걸 읽었을 때 휴일 없이 미친 듯이 일을 했을 때라 없는 시간 쪼개서 읽었더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조금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 봐야겠다.

by 니아a | 2008/10/23 01:38 | 책장을 넘기니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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